세후 이자, 생각보다 훨씬 적었다
2026년 1월 초, 1년짜리 정기예금이 만기됐습니다. 약 800만 원을 연 약 3% 금리로 넣어뒀으니 이자가 꽤 될 거라 기대했습니다.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니 이자가 약 29만 원 남짓이었습니다. 세전으로는 29만 6천 원쯤 됐는데, 이자소득세 약 15%가 빠지고 나니 25만 원이 채 안 됐습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던 내용이었는데, 막상 실제 숫자를 보니 잠깐 멍했습니다. 1년 동안 800만 원을 묶어뒀는데 손에 쥔 게 24만 원대라는 현실이 그제야 실감 났습니다.
이자소득세 약 15%는 소득세 14%에 지방소득세 약 1%를 합친 세율입니다. 은행 창구에서 금리만 보고 가입할 때는 이 숫자가 잘 안 보입니다. 3%대 금리라고 해도 세후 실질 수령액은 약 약 2%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물가 상승률이 2%를 웃도는 시기에는 실질적으로 돈이 거의 불어나지 않는 구조입니다.
세금 구조를 알면 상품 선택이 달라진다
이자소득세를 줄이는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대표적인 게 ISA 계좌입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로 불리는 이 상품은 연간 약 2천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3년 이상 유지하면 일반형 기준 2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습니다. 200만 원 초과분도 약 9% 분리과세가 적용되니 일반 예금보다 세금 부담이 확실히 낮아집니다.
비과세 한도를 넘기지 않는 범위에서 예금, 채권형 펀드, ETF를 ISA 안에 담아두면 같은 금리라도 세후 수령액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약 3% 금리 상품을 ISA 안에서 운용하면 비과세 한도 내에서는 이자 전액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원금이 1천만 원을 넘어가면 연간 수만 원 단위로 차이가 벌어집니다.
다만 ISA는 의무 보유 기간이 3년이라 단기 자금을 넣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6개월 이내에 쓸 돈이라면 차라리 파킹통장이나 CMA에 넣어두는 편이 낫습니다. 파킹통장 금리는 2026년 5월 기준 일부 저축은행 상품에서 연 약 3% 안팎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금리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
금리 비교 사이트에서 상품을 고를 때 세전 금리만 보는 습관을 바꾸는 게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같은 약 3% 금리라도 세금 우대 상품이냐 아니냐에 따라 1년 뒤 실수령액이 수만 원 차이 납니다. 원금 규모가 커질수록 그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확인해볼 항목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세전 금리와 세후 금리를 구분해서 비교합니다. 둘째, ISA나 연금저축 같은 세제 혜택 계좌를 이미 쓰고 있다면 그 안에서 운용할 수 있는지 따져봅니다. 셋째, 의무 보유 기간과 중도해지 조건을 반드시 확인합니다. 중도해지하면 약정 금리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상품도 흔합니다.
800만 원 만기 통장을 보면서 처음엔 아쉬웠지만, 덕분에 다음 가입 때는 ISA 계좌를 먼저 열었습니다. 세금 구조를 한 번 제대로 파악하고 나니 상품 비교 방식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금리 숫자가 아니라 세후 실수령액 기준으로 보는 습관, 생각보다 훨씬 실용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