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저임금이 또 오른다는 뉴스, 나랑 무슨 상관일까
지난 3월, 최저임금이 올해 시간당 11,500원으로 결정됐다는 뉴스를 봤다. 그 순간 내 통장과는 별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월급쟁이도 아니고, 직원을 두고 있지도 않으니까. 하지만 일주일 뒤 카페에서 일하는 후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자기 알바비가 올랐다며 기뻐하는 목소리였다. 그 순간 깨달았다.
최저임금은 단순히 ‘직원 월급’의 문제가 아니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내가 쓰는 서비스 가격도 함께 오른다. 커피 가격, 배달비, 택시 요금. 그리고 프리랜서라면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내가 고용한 인력이 있다면 인건비가 직접 올라간다. 이번 글은 최저임금 인상이 실제로 내 통장에 미치는 영향을 3가지 관점에서 정리해본 것이다.
프리랜서가 놓치는 것 — 협력업체 비용 증가
작년 가을, 웹디자인 프리랜서 친구가 한숨을 쉬었다. 자기 프로젝트에서 일해줄 보조 인력을 찾아야 하는데 시급이 올랐다고. 지난해엔 시간당 10,800원에 일하던 사람이 올해는 최소 11,500원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700원 차이, 월 140시간 기준으로 월 98,000원이 추가로 들어간다는 뜻이었다.
프리랜서는 직원이 없으니 최저임금과 무관할 거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협력업체나 보조 인력을 쓴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영상 편집, 디자인, 건설 감리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외주 비용이 올라간다. 올해 처음 이런 상황을 맞는다면 미리 프로젝트 견적을 재계산해야 한다.
체크할 것: 내가 쓰는 협력업체나 보조 인력이 있는가? 있다면 그들의 시급 변동을 반영해 내년 프로젝트 견적을 올려야 하는가?
소상공인이 체크해야 할 것 — 정확한 인건비 재계산
카페 사장님은 더 복잡하다. 최저임금이 시간당 11,500원이 되면, 월급제 직원이라도 이를 기준으로 재계산해야 한다.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 기준으로 월 160시간을 일한다면, 최소 월급은 1,840,000원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작년에 월 1,728,000원을 주던 직원이 있다면 112,000원을 더 줘야 한다.
여기에 복잡한 것이 생긴다. 직원이 3명이라면? 112,000원 × 3 = 336,000원이 매달 추가로 나가간다. 연간 4,032,000원이다. 이를 상품 가격에 반영하려면 커피 한 잔에 800원을 올려야 한다. 손님이 받아줄까?
체크할 것: 직원 수 × 최저임금 인상분을 정확히 계산했는가? 올해 순이익이 얼마나 줄어들지 시뮬레이션했는가? 상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언제부터 적용할 것인가?
고객으로서 피할 수 없는 것 — 서비스 가격 인상
최저임금이 오르면 결국 모두가 그 비용을 어디선가 회수해야 한다. 배달 앱은 배달비를 올린다. 식당은 메뉴판 가격을 올린다. 택시 요금도 오른다. 이건 피할 수 없는 구조다.
지난 2월부터 3월 사이, 자주 가던 편의점 도시락 가격이 500원 올랐다. 그 시점이 정확히 최저임금이 인상되는 때였다. 편의점 직원의 시급이 올라갔으니, 도시락 가격도 올려야 한다는 계산이었을 거다. 한 끼에 500원은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월 20일 점심을 편의점에서 사먹는다면 월 10,000원이 추가로 나간다.
체크할 것: 올해 정기적으로 쓰는 서비스(배달, 외식, 세차, 미용실)의 가격을 기록했는가? 분기별로 비교해보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실제로 볼 수 있다.
올해 내 통장을 지키려면
최저임금 인상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활이 조금 나아진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그 비용은 어딘가에서 나온다. 프리랜서라면 협력비를 올려야 하고, 소상공인이라면 상품 가격을 올려야 하고, 고객이라면 더 많은 돈을 쓰게 된다.
올해 상반기에 이미 여러 서비스 가격이 올랐다면, 하반기에도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 지금이라도 내가 정기적으로 쓰는 서비스의 가격을 한번 정리해보고, 예산을 재조정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