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카페 알바비 올린다는 말에 계산기를 들었다
지난해 7월, 제가 운영하던 소규모 카페에 손님이 줄기 시작했다. 특별히 달라진 게 없는데 오후 3시쯤 되면 한산해지곤 했다.

그러다 8월 중순, 정부에서 2026년 최저임금이 작년 대비 약 4% 올라 시간당 11,090원이 된다는 뉴스를 봤다. 그날 밤 엑셀을 켜서 월급을 다시 계산해봤다.
알바생 2명에게 월 평균 270만 원을 주고 있었는데, 이게 280만 원을 넘을 예정이었다. 단순 계산으로 월 10만 원 이상이 추가로 나갈 형편이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뉴스에서 말하는 ‘최저임금 인상’이 월급쟁이에게는 희소식이지만,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걸.
최저임금이 오르면 직장인과 자영업자는 정반대 방향으로 간다
직장인이 최저임금 인상 뉴스를 들으면 일단 자신의 월급 인상을 기대한다. 특히 저임금 일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실제 소득이 늘어나는 경험이 된다. 하지만 자영업자는 다르다.
카페를 다시 돌아보니 문제가 보였다. 손님 수는 같은데 내가 줄 수 있는 임금만 올라가는 상황이었다. 지난 6개월간 카페 평균 일매출이 180만 원 정도였는데, 알바비 인상으로 순이익이 월 15만 원 정도 줄어들 예정이었다. 그걸 보니 한 가지 선택지만 남았다. 음료 가격을 올리거나, 알바생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아니면 순수익을 포기하거나.
실제로 그 달부터 일어난 일은 이랬다. 아메리카노 가격을 500원 올렸다. 4,500원에서 5,000원으로. 그러자 손님이 또 줄었다.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오는 세 가지 연쇄 반응
카페 운영하면서 체감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첫째는 직접 비용 증가다. 시간당 임금이 올라가니 월 인건비가 늘어난다. 두 번째는 가격 인상이다. 비용을 버티기 위해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손님이 줄어든다. 셋째는 고용 축소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알바생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직원을 한 명 줄이는 식으로 대응한다.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제 카페에서 일어난 변화를 정리하면 이렇다. 알바비는 월 280만 원으로 올랐고, 음료 가격은 평균 8% 올렸다. 그 결과 일일 손님 수는 약 15% 줄었다. 처음엔 알바생 2명을 풀타임으로 썼는데, 11월부터는 한 명은 파트타임으로 조정했다.
뉴스에서 말하지 않는, 실제로 일어나는 일
최저임금 인상 뉴스를 보면 항상 두 가지 주장이 나온다. 하나는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영업자의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둘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뉴스에서 빠지는 부분이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단순히 자영업자의 순이익만 줄어드는 게 아니다는 거다. 가격이 올라가고, 고용이 줄어들고, 결국 소비자도 영향을 받는다. 제 카페의 경우, 음료 가격이 올라가니 학생과 저소득층 손님들이 줄었다. 역설적이게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혜택을 받아야 할 계층이 더 큰 타격을 받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또 다른 변화도 있었다. 알바생들의 근무 시간이 줄어들자 월급도 결국 덜 받게 되었다. 시간당 임금은 올랐지만, 주당 근무 시간이 5시간 줄어들자 월급은 오히려 비슷하거나 더 적어진 경우도 있었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
최저임금이 올라가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저임금 노동자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어야 하니까. 하지만 한국의 최저임금 제도는 직장인과 자영업자, 그리고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고려하지 못하는 것 같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배운 건 이거다. 경제 정책이 좋은 의도로 만들어져도, 현장에서는 예상과 다르게 작동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또 다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