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률이 9%를 넘나들 때, 실제로 뭐가 달라지는가

뉴스에선 약 9%, 내 주변에선 뭔가 다르다

지난 3월, 후배한테 전화가 왔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면접을 보고 있다고. 서류 통과율이 작년보다 확 떨어졌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 전주에는 대학 동기 셋이 모였는데, 셋 중 둘이 여전히 구직 중이었다. 뉴스에서 청년 실업률 약 9%라고 하는데, 내 눈에 보이는 현실은 훨씬 더 높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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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바꾸는지, 지난 몇 달간 주변을 관찰하면서 느낀 변화들을 정리해봤다.

면접 준비 기간이 늘어난다

작년만 해도 서류 제출 후 2주 안에 면접 연락이 오는 게 일반적이었다. 올해는 달라졌다. 후배는 지난 3월 초에 지원한 회사에서 4월 중순에 면접 일정을 잡았다. 6주를 기다렸다. 같은 회사 여러 직급의 채용공고를 한 번에 보고, 지원자들을 모아서 일괄 면접을 보는 방식이 늘었다는 얘기였다.

이게 구직자 입장에선 심리적으로 크다. 면접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한 달을 기다리는 것과 이틀 안에 준비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대기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신감도 떨어진다.

채용 기준이 더 까다로워진다

지난 2월, 내가 일하는 팀에서도 신입 채용을 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서류 검토 기준이 확실히 달라졌다. 작년엔 전공과 학점, 인턴 경험 정도로 충분했다. 올해는 여기에 자격증, 프로젝트 경험, 추가 기술 스택까지 봤다. 같은 직무인데도 요구사항이 늘었다.

이건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 보면 당연하다. 지원자가 많으니까 선별 기준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구직자 입장에선 스스로를 더 준비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공채 일정이 불규칙해진다

예전엔 대기업 공채가 대체로 상반기, 하반기로 정해져 있었다. 지금은 그게 아니다. 회사마다 채용 시기가 제각각이다. 어떤 회사는 1월부터 수시 채용을 하고, 어떤 회사는 연중 수 차례 채용을 한다. 일정이 일관되지 않으니 준비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후배가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이력서를 수정한 횟수가 12번이었다고 했다. 회사마다 채용 공고 형식이 다르고, 자소서 항목도 달라서다. 작년엔 같은 양식으로 5회 정도 수정했다고.

구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심리 상태가 달라진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심리 부분이었다. 후배와 대학 동기들과 얘기하면서 느낀 건, 4개월을 구직하는 것과 2개월을 구직하는 것의 심리 상태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처음 1개월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다. 면접 기회가 오면 신나서 준비한다. 하지만 2개월을 넘어가면 달라진다. 떨어진 면접이 5개, 6개가 되면 자신감이 무너진다. 3개월을 넘어가면 ‘내가 뭔가 부족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생긴다. 4개월째 후배는 ‘이 회사 면접 떨어져도 괜찮을 거 같아’라는 말을 했다. 이미 심리 상태가 포기 모드에 가까워져 있었다.

가족 관계와 경제 상황이 교차한다

지난 4월, 후배 엄마가 우리 회사에 인턴십 관련 문의 전화를 했다고 했다. 아들이 정규직이 안 되니 인턴이라도 하면서 경험을 쌓으라는 취지였다. 후배는 대학 졸업 후 9개월이 지났는데도 인턴을 다시 하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건 단순히 후배의 문제가 아니다. 부모 입장에선 자식이 일자리를 못 구하면 경제적으로 부양해야 한다. 자식 입장에선 부모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 심리적 부담이 면접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 청년 실업은 숫자가 아니라 시간이다

청년 실업률 약 9%를 보면서 ’10명 중 1명이 일을 못 찾는 거네’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게 아니었다. 한 사람이 4개월, 6개월을 구직하는 동안 겪는 변화들이 훨씬 더 크다. 면접 준비의 반복, 기준의 상향, 심리 상태의 악화, 가족 관계의 변화가 모두 교차한다.

통계는 한 순간의 스냅샷이지만, 개인의 삶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한다. 후배가 5월 말에 드디어 입사 통지를 받았을 때, 그 기쁨은 단순한 ‘일자리 획득’이 아니라 ‘5개월간의 기다림과 불안감에서 벗어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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