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적금 만기가 나서 통장에 1200만 원이 들어왔다. 세금 떼고 이자가 약 18만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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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돈을 꺼내서 한 달 생활비로 쓰려고 카페에 앉았는데, 아메리카노 가격이 5500원이었다. 3년 전에는 4800원이었던 것 같은데.
계산기를 두드려봤다. 1200만 원으로 2026년 5월 현재 기준으로 몇 잔의 커피를 살 수 있을까.
약 2182잔. 3년 전이었다면 2500잔쯤 샀을 것이다.
그 차이가 318잔. 300만 원 정도 손실이다.
이자 18만 원을 받고도 실질 구매력은 떨어진 셈이었다.
현금으로 보관하는 돈은 보이지 않는 손실을 본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약 3% 정도인데, 체감 물가 상승률이 4~5% 수준이면 매년 1~2%씩 가치가 줄어드는 것이다. 특히 생활용품, 외식비, 공과금 같은 것들이 오르는 속도가 공식 통계보다 빠르다. 지난 6개월간 내가 쓴 항목들을 따져본 결과, 식료품은 연 약 6%, 외식은 약 7% 올랐다.
자산으로 옮겨 놓은 돈의 움직임
같은 시기에 나머지 자산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2026년 초부터 꾸준히 매월 50만 원씩 미국 S&P500 지수펀드에 넣었다. 2년간 1200만 원을 들였다. 2026년 5월 현재 평가액은 약 1380만 원이다. 수익률 15% 정도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에 넣었으면 약 1240만 원이었을 것이다. 140만 원의 차이다.
하지만 이건 순수익이 아니다. 펀드 수익 180만 원 중에서 세금 30만 원을 내야 하고, 매매 수수료도 있다. 실제 손에 들어올 돈은 약 150만 원 정도다. 그럼에도 정기예금과 비교하면 여전히 앞서간다. 물론 반대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2026년 중반에 한 번 20% 떨어진 적이 있었는데, 그때 팔지 않고 계속 넣은 게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채권도 들어있다. 국고채 3년물에 월 30만 원씩 매입했다. 구매 당시 금리는 약 3%였는데, 지금은 약 3%로 내려갔다. 평가 수익이 약 45만 원 나왔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이 올라가는 원리인데, 이건 처음에 이해가 안 됐다. 금융상품 설명서를 두 번 읽고서야 알겠더라.
현금 vs 자산, 어느 쪽이 인플레이션을 이기나
정기예금 금리 약 3%로 1000만 원을 1년 운용하면 약 32만 원 수익. 세후 약 25만 원. 체감 물가 상승률 약 4%면 실질 손실은 약 45만 원이다. 순손실 20만 원이다.
같은 1000만 원을 펀드에 넣고 10% 수익이 나면 100만 원. 세후 85만 원. 물가 약 4% 상승을 감안해도 실질 수익은 약 40만 원이다. 순이익 40만 원이다. 물론 -10% 손실이 날 수도 있다는 게 차이다.
내가 지난 2년간 해본 경험으로는, 현금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을 못 이긴다. 하지만 자산을 100% 들어갔다가 급히 돈이 필요하면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 자산을 세 부분으로 나눴다. 3개월 생활비는 정기예금(약 900만 원), 5년 이상 안 쓸 돈은 펀드(약 1500만 원), 1~3년 내 쓸 돈은 채권과 혼합펀드(약 800만 원).
이렇게 하니까 마음이 편했다.
2026년 지금, 실제로 챙겨야 할 것
인플레이션 대비라고 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간단하다. 첫째, 현금으로 묵혀있는 금액을 파악하라.
내 경우 통장에 항상 500만 원 이상 있었는데, 그걸 다 정기예금으로 옮겼다. 금리 차이로 월 1만 원 정도 더 번다.
둘째, 월급이 들어오는 즉시 자동이체로 펀드나 채권을 사라. 나는 급여일 다음날 50만 원이 자동으로 펀드 계좌로 빠진다.
안 보이니까 안 쓴다. 셋째, 물가가 오르는 품목들을 2~3개 정해서 추적하라.
나는 매월 마트 장보는 영수증을 스프레드시트에 기록한다. 6개월마다 보면 어느 항목이 얼마나 올랐는지 보인다.
그러면 다음 투자 배분을 그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
지난 2년간 이렇게 해보니, 통장 잔액은 비슷해도 실질 자산은 약 15% 늘었다. 물론 이건 내 경험이고, 금리와 시장은 계속 바뀐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손 놓고 있으면 인플레이션은 반드시 내 자산을 깎아먹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