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 친척 집 구경 가서 깨달은 것
작년 4월, 대구 친척 집을 방문했다. 신축 오피스텔 3.3제곱미터당 2800만 원대였다.

같은 시기 서울 강남역 근처 같은 규모 오피스텔은 3.3제곱미터당 5500만 원을 넘었다. 가격 차이가 거의 두 배였다.
그날 저녁 호텔에서 ‘그럼 지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공인중개소 앱을 켜서 3시간을 썼다. 결론은 단순했다.
가격이 싼 이유가 있었다.
같은 월세 수익인데, 초기 투자금이 다르다
서울 아파트와 지방 주택을 월세로 운영한다고 가정해보자. 서울 강남역 근처 2억 원대 초소형 아파트는 월세로 약 70만 원에서 90만 원 사이를 받을 수 있다. 연 수익률로 따지면 약 4% 정도다. 같은 기간 대구 신축 주택 3억 원대는 월세 (시점·지역별 다름)에서 100만 원을 받는다. 연 수익률은 약 3% 수준이다.
초기 투자금이 크면 같은 수익률도 절대 금액이 커진다. 서울 2억 원 아파트에서 연 900만 원의 월세 수익이 나면, 지방 3억 원 주택은 연 960만 원을 받는다.
차이는 60만 원이지만, 투자한 금액이 1억 원 더 들었다. 그 1억 원을 다른 곳에 굴렸다면 어떻게 됐을까.
2026년 현재 정기예금 금리가 약 약 3% 정도니까, 1억 원으로 연 350만 원을 벌 수 있었다는 뜻이다.
전세가율이 높아지면서 달라지는 현실
지난 2년간 서울과 지방의 전세가율 추이를 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나타난다. 서울 아파트는 전세가율이 70% 초반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반면 지방 주택은 전세가율이 75%를 넘어가는 지역이 늘어났다. 전세가율이 높다는 건 월세 수익의 여유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서울 아파트 (시점·지역별 다름)에 전세가율 70%면 전세금이 1억 4000만 원이다. 월세로 70만 원을 받으면 순이익은 약 50만 원 정도다.
지방 주택 3억 원에 전세가율 76%면 전세금이 2억 2800만 원이다. 월세 (시점·지역별 다름)을 받아도 순이익은 약 30만 원에 그친다.
같은 금액을 투자했을 때 서울이 더 나은 현금흐름을 만든다는 뜻이다.
공실률 리스크, 지방이 더 크다
2026년 5월 현재 서울 강남역 근처 오피스텔은 공실률이 약 2% 미만이다. 거의 항상 누군가가 살고 있다는 뜻이다. 같은 시기 대구 신축 주택 밀집 지역은 공실률이 6% 정도다. 100채 중 6채가 비어 있다는 뜻이다.
공실이 나면 월세 수익이 0이 된다. 서울에서 월세 (시점·지역별 다름)짜리 아파트가 1년 중 2주간 공실이 나면 연 수익 손실은 약 350만 원이다. 지방에서 월세 (시점·지역별 다름)짜리 주택이 1년 중 6주간 공실이 나면 연 수익 손실은 약 600만 원이다. 공실률이 높을수록 예상했던 수익을 못 얻는다.
자산 가치 상승, 어디가 더 현실적일까
부동산은 월세 수익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자산 자체의 가치가 오르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5년간 서울 아파트는 연 3% 정도 상승했다. 2억 원짜리 아파트가 5년 후 2억 3200만 원이 되는 셈이다.
같은 기간 지방 주택은 지역에 따라 연 1~2% 정도 상승했다. 3억 원짜리 주택이 5년 후 3억 1500만 원에서 3억 3000만 원 사이가 된다는 뜻이다.
상승률은 낮지만 절대 금액으로는 크다. 그런데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 지방 주택은 거래량이 적다. 팔고 싶을 때 바로 못 파는 경우가 많다. 서울 강남역 근처 오피스텔은 거래가 활발해서 1주일 안에 팔 수 있지만, 지방 신축 주택은 3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 긴급하게 현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지방 부동산은 유동성이 떨어진다.
결국 뭘 선택해야 할까
2026년 부동산 시장에서 서울 아파트가 더 나은 선택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현금흐름과 유동성 측면에서는 서울이 더 현실적이다. 월세 수익이 꾸준하고, 공실 리스크가 적으며, 팔고 싶을 때 빨리 팔 수 있다. 지방은 초기 투자금이 적게 들지만, 그만큼 월세 수익도 적고, 공실 리스크도 크며, 팔기도 어렵다.
내가 지난봄 깨달은 건 ‘싼 게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는 것이었다. 가격이 싼 이유를 먼저 물어봐야 한다.